“우리가 결정적으로 답해야 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자본주의를 어떻게 전복시킬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프롤레타리아가 전 과정에 걸쳐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면서
자본주의의 타도라는 목적을 위해서 행동할 수 있는가?”
(1921년, 공산주의 인터내셔널 3차 당 대회에서 발표한
KAPD(독일 공산주의 노동자당)의 개입)
노동자 운동의 조직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역사에서 텍스트, 토론, 그리고 다양한 이견들이 있었다. 보기를 들어, 우리는 <국제 노동자 협회(International Working Men's Association)> 안에 있었던 논쟁, 레닌, 룩셈부르크, 트로츠키 사이의 논쟁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한 이탈리아와 독일의 좌익공산주의 운동의 문서를 상기할 수 있다. 혁명가들이 그들의 조직 방법과 노동자계급 안에서 그들의 임무, 그리고 자신들의 개입의 본질을 명확하게 시도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노동자계급은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자본주의와의 최종적 대결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그러므로 프롤레타리아트는 노동자계급 운동의 여명이 밝을 무렵부터 그들의 노동조합 조직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혁명의식이라는 무기를 벼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위해서 대중 조직은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자계급의 해방에는 혁명가들의 조직, 즉 정치적인 당(the political party)이 필요하다.
노동자계급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본주의를 파괴하기 위해서, 프롤레타리아트는 단지 눈앞의 이해관계를 방어하기 위해서만 조직할 수는 없다. 실천 속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한다 :
- 계급의 일상적인 투쟁이 어떻게 정치적 공세로 발전할 수 있는가?
- 노동자계급 안에서 경제적 요구를 뛰어넘어 사회를 전복시킬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가?
-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지배에 대항하여 노동자계급은 어떻게 투쟁할 수 있는가?
오늘날과 같이 영속적인 개량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사회 혁명의 시대(era of social revolutions)”에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 자본주의의 돌이킬 수 없는 쇠퇴를 증명했던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이전에 이미, 이 문제에 대한 해답 하나가 노동자계급 운동 안에서 발전해왔다.
노동자평의회(workers’ councils)야 말로 노동자계급이 권력 쟁취를 위해 만든 조직 형태였다. 혁명적 소수들에게는 혁명 과정을 가속하는 임무가 부여되었다. 20년대의 혁명 물결이 잦아든 뒤에도, 가장 건강한 혁명 세력은 반혁명의 맹공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이 분파들은 이전 투쟁의 정치적 성과들을 보존할 수 있었다. 50년에 걸친 반혁명 후, 새로운 조직과 혁명가 그룹들, 그리고 토론 써클이 60년대의 계급투쟁에 조응하여 나타났다. <국제공산주의흐름(ICC)>을 포함하여 이들 중 일부는, 처음부터 뚜렷하게 정의된 강령(programme)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수준에서 조직되었다. 그러나 ICC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길을 밝히려 하는 이러한 노력의 유일한 표현은 아니다. 옛 좌익 공산주의 운동에서 비롯된 그룹, 토론 써클, 다소 ICC와 비슷한 입장을 옹호하는 조직들, 이 모두가 노동자계급의 혁명의식의 부활을 표현했다. 이러한 그룹들의 대부분은 그들의 차이와 동의의 영역을 명확히 하는 토론에 최근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는 프롤레타리아 운동 안에서 국제당 설립 작업의 필요성이 이해되었음을 표현한다.(1)
이런 토론들의 많은 부분들은 당의 역할과 혁명가들의 임무와 관련된 것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논쟁들은 우리가 해석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일반적 틀을 명확히 하는 데 그쳤다. 우리는 ICC가 혁명가의 역할에 관한 자체의 견해에 정치적인 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팸플릿이 이 분석을 보충해 줄 것이다. 그러나 첫 단계로서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 공산주의와 공산주의 혁명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
-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그 이전의 사상들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아는 것
- 혁명가들의 역할을 계급의식의 본질적 기능의 하나로서 이해하는 것
우리 입장의 일반적인 틀의 윤곽을 그려내기 위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해왔다. 즉, 혁명가들의 개입 문제를 다루기 전에 우리는, 왜 노동자계급의 행동 수단들, 활동 형식들, 그리고 조직 형식들이 필연적으로 혁명적 과정과 노동자계급의 의식 발전의 객관적 필요조건들에 조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때 노동자계급의 의식 발전은 완전무결한 당의 특별한 특징들보다는 오히려 혁명가들의 개입을 더욱 필수적인 것으로 만든다!
공산주의 혁명이 과거의 혁명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노동자계급의 의식은 단순히 이데올로기가 아닌지를 이해함으로써만, 혁명 조직의 필요성과 혁명가들의 역할은 이해될 수 있다.
지금, 당의 역할에 대한 이해는 극히 이론적 차원에서만 머물러 있다. 그 문제 전체는 과거에 대한 오해들로 인해 불분명한데, 지난 50년간 거의 전적으로 부르주아지 이데올로기가 지배함으로써 이러한 오해들은 더욱 더 강화되어 왔다. 우리는 과거의 덫을 피하면서 공산주의 전통과의 연결고리를 새롭게 해야 한다. 더욱이, 노동자계급의 부활된 투쟁은 여전히 막 출발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노동자계급 투쟁이 다시 등장함으로써, 우리들은 개입할 때에 실천적으로 이미 그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매일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어야 할 새롭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입장은, 노동자계급의 경험에 의해 풍부해지고 정제된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로부터 정치적인 교훈을 도출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의 개입이 점점 더 계급투쟁 그 자체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계급투쟁의 요구에 재빠르게 부응하려한다면, 우리의 분석은 더욱 구체적이 되어야만 한다.
Note:
(1) 이것은 1979년 8월 작성되었다. 그 후에 일어난 <국제 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s)>의 해체에 대해서는 『인터내셔널 리뷰(International Review)』no.22에 실려 있다.